<팅가팅가: Lets Be Happy> 展

당신은 용감무쌍한 눈빛으로 초원을 제압하는 세렝게티의 사자를 본적이 있는가? 지금 인사동 세로수길의 폐공장을 찾는다면 그 살아 숨 쉬는 아프리카의 생생한 목격담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아프리카의 현대미술을 창시한 애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 세계관을 통해서 말이다. 한겨울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팅가팅가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태초의 빛을 오늘의 색으로 붓질하다
어린 시절 마을 주변에서 야생동물을 보고 자라온 아프리카의 한 소년이 있었다. 1937년 탄자니아의 남부시골 니카판야에 마와크족으로 태어난 에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 광활한 들판을 가로지르던 버팔로를 보고 요동치는 마음을 그림으로 남기던 그는 더 넓은 세계로 나가기 위해 영국의 식민지였던 잔지바르의 땅을 밟는다. 그곳에서 시작된 팅가팅가만의 단순하지만 힘 있는 아프리카 색체. 자연, 동물, 신화, 신앙 등 탄자니아만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 아프리카의 현대 미술을 창시, ‘팅가팅가 장르’를 남긴 그는 안타깝게도 거리에서 강도로 몰려 40세에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한국, 1964년 아프리카와 전혀 연관성 없을 것 같은 종로 한복판에 팅가팅가와 시대를 함께한 공장이 하나 들어선다. 당시 가구를 만들던 ‘빠고다 가구 공장’. 반백년이 흘러 역사 속 칙칙한 폐 공장으로 잊혀질 때 쯤 팅가팅가와 그의 8명의 후예들의 작품을 만나 아프리카의 초원으로 되살아났다. 세계 3대 팝 아티스트 키스해링이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거장 팅가팅가의 영향을 받았듯 400평 남짓 되는 폐공장이 팅가팅가와 그 제자들의 작품으로 공장의 빈티지함 만 남긴 채 아프리카 색체를 입은 공간으로 재생된 것.
마치 고대 벽화처럼 합판에 페인트로 그려진 다수의 팅가팅가 작품들, 자동차·전봇대가 등장하는 등 꼭 아프리카의 원주민 감성을 가지고 있진 않은 제자들의 현대 감성, 혹은 팅가팅가보다 오히려 더 짙어진 제자들의 아프리카 감성이 담긴 작품까지 총 200여점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덧 생소했던 아프리카 세계관을 즐기게 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요한 예술 감독은 아프리카 미술의 근본을 ‘놀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팅가팅가: Lets Be Happy> 전시회의 목적 또한 단순히 작품 감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림자놀이, 연인의 얼굴을 그려주거나 팅가팅가의 작품을 따라할 수 있는 셀프 드로잉 아트체험 존, 이밖에 대형 코끼리와 함께 인사동 거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루프탑 등 가족, 연인과 즐길 수 있는 즐길 장치가 가득하다.
이제 우리는 인사동 세로수길을 들어서는 순간 ‘팅가팅가’의 이름처럼 아주 밝고 경쾌한 발걸음만 준비 하면 된다. 다가오는 연말 소중한 인연과 함께 에너지 넘치는 그림도 보고 사랑스러운 서로의 얼굴을 그림으로 남기는 기회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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