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나는 나를 둘러싼 세상이
참 바쁘게 돌아간다고 느낄 때
한 번씩 멈추고 묻는다.
“지금, 내 마음이 바쁜 것인가,
아니면 세상이 바쁜 것인가?

‘시간은 나이에 비례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니깐 지금 현재 30대인 나의 인생은 30㎞로 주행되고 있다는 말이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말이 세삼 남일 같지 않은 요즘이다.

그런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만으로 놓치고 있는 게 있다고 한다. 가족들과의 추억을 나눌 시간, 친구와 지인들의 안부 등 나의 바쁨, 빠름으로 인해 인생의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억울하다. 그러기에는 나에게 너무 많은 짐이 주어진 게 아닌지 어딘가에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다.

그러던 중에 한 영화가 생각났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어바웃 타임>은 가문 대대로 시간여행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다. 비록 이 영화 속에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시간여행 능력을 주로 활용하지만 그로 인해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며 행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실제 주인공 팀은 두 번의 하루를 산다. 오늘 하루는 평소대로 살고, 다음 하루는 평소에 놓쳤던 순간을 되새기는데 쓴다. 변호사 팀은 훌륭한 변호를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낸다. 재판당일 현란한 변호와 승리의 기쁨을 맛본다. 그리고 다음날의 하루에서는 사랑하는 가족과 맞이하는 아침 햇살, 직장동료의 진심어린 격려, 퇴근길의 놓쳤던 소소한 풍경 등 살아봤던 하루에서 보지 못한 것에 소중함을 느낀다. 

영화 속이니깐 그야말로 영화이니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24시간을 48시간으로 늘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나는 36시간으로 늘려 지나가는 개미까지 신경 쓸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 뿐이다.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툴툴대던 나에게, 아니 우리들에게 이 책은 스스로 바쁘게 살고 있는지 물어보라고 한다.
나의 커리어를 과시하기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하진 않는지?, 여유로울 때는 팽팽 놀다가 임박해서 무리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세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닌지? 묻는다…. 

돈이 많던 적던, 나이가 어리던 많던 우리에게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스스로의 자유다.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다 너무 멀리 와버리면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이다.
당신이 몇㎞로 주행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단 한 번 뿐인 인생의 휴게소가 필요하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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