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리서치센터, 퍼블릭 블록체인 토큰이 지닌 고유 기능 활용해야

“너무 많다”, “계속 나와야 한다”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나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토큰(Token)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ERC20 관련한 토큰의 종류만 17만 8399개를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토큰의 실질적 기능을 두고 회의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자체 토큰의 생성이 정말로 필요한 걸까. 필요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처럼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체 토큰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끈다. 토큰의 생태계 구축이 단순한 토큰 생성을 넘어 새로운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코인원 리서치센터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핵심 요소인 토큰의 3대 고유 기능을 ‘개방형 자산(open asset)’, ‘중간자 없는 가치 전송(disintermediated value transfer)’, ‘비용 외주화(cost outsourcing)’라고 전했다.

이 중 ‘개방형 자산’이 퍼블릭 블록체인 토큰의 핵심적 기능을 맡고 있고 새로운 토큰을 만드는 것은 곧 새로운 개방형 생태계 구축을 선언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의견이다. 새로운 개방형 생태계 구축은 곧 새로운 시장 형성을 의미한다.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토큰의 개방성은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상에서 토큰을 만들면 발행 당사자는 즉시 토큰의 완전한 통제권을 주장하거나 행사할 수 없다. 이더리움(ETH)이 발행 의도와 다르게 현물 결제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이유로 토큰이 영구 동결되는 점, 사전 공지 없이 특정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토큰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처럼 원하지 않는 토큰 사용자의 진입을 모두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나아가 본인이 발행하고 배포한 토큰을 이용해 경쟁자가 자신보다 성공적인 디앱(dApp)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토큰 계약상에서 자산 동결과 롤백, 화이트리스팅 등의 기능을 영구적으로 특정 주체에 부여한다면 결국 퍼블릭 블록체인상에서 토큰의 순수 기능은 사라지고 만다. 따라서 새로운 토큰을 만들어 발행하는 것은 결국 지금껏 인류 역사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새로운 개방형 생태계 구축을 선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개방형 자산인 퍼블릭 블록체인 토큰을 사용한다는 것은 경쟁자 혹은 제3자가 자신이 만든 토큰을 활용해 디앱을 제작함으로써 효과적인 고객 타겟팅을 실현한다는 점을 수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방형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다방면에서 산업 확산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생태계 참여가 훨씬 수월해지는 만큼 기존 단일 주체와 최초 생산자가 떠올리지 못한 제품이 제3자에 의해 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집단 혁신은 결국 최초의 토큰 프로젝트 팀이 직접 진출한 시장 외에도 더욱 크고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물론 최초 토큰 프로젝트 팀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토큰의 가치 상승과 함께 생태계 노하우 전수, 신규 진입자 컨설팅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충분한 경제적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중간자 없는 가치 전송, 새로운 시장 형성
기존의 금융체계에서는 가치 전송을 위해서는 명확한 중간자가 존재해야만 했다. 이들은 경제주체와 가치 전송에 관한 강력한 통제권을 가지는데, 특정 주체가 경제에 참여하거나 이탈하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며 결국 정해진 단위와 방식에서 벗어난 가치 전송이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리서치센터는 블록체인상의 토큰은 중간자 없는 가치 전송을 통해 이 규칙을 혁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경제주체의 진입과 초소액의 정산도 가능해져 잠재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

대표적으로는 실질적인 사물인터넷(IoT) 생태계 구축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IoT를 구현하는 목적은 다양한 사물이 서로 연결돼 소통해 효율을 높이고 인간의 삶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현 IoT 생태계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하나 존재한다.

IoT 산업의 경우 이미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졌음에도 경쟁사의 기기간 소통(특히 경쟁사의 기기간)을 위한 ‘경제적 유인’이 전무하다. 이러한 경제적 유인의 부재는 비단 IoT 산업뿐만이 아닌 자본주의 체계 아래 치명적인 문제가 된다.

리서치센터는 발행한 자체 토큰을 사용자 인센티브에 사용하는 것을 ‘비용 외주화’라고 명칭하고 이를 활용하면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 반복 매입 주식 담보 융자에 의한 기업 매수방식)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기존

기업들은 제품을 홍보하고 사용자를 유치하려면 일정 비용을 집행해야 한다. 해당 비용을 집행하기 위한 현금은 벤처 자금에 지분 매각, 채권 발행, 사업의 단계별 부트스트래핑 등을 통한 직접 충당과 같은 방법으로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다양한 코인의 생성과 활용으로 새로운 개방형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기업들은 훨씬 효과적으로 비용 집행을 수행할 수 있다.

토큰은 공개된 시장에서의 가격발견과 거래가 빠르게 가능할 뿐더러 토큰의 기능을 사용하는 서비스의 경우 단순 발행자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개방형 플랫폼의 가치를 확보할 수 있다. 과연 퍼블릭 블록체인 산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 온 토큰이 기존 산업의 모습을 향후 새로운 생태계로 변모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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