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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세대가 ‘뜬다’

기사승인 2020.02.10  18: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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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주도할 소비 트렌드로 ‘오팔(OPAL)세대’가 부상 중이다. 유통업계가 58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50대와 60대가 소비시장에서 큰 손으로 여겨져서다. 2020년 현재 5060 세대는 과거의 회색빛 ‘시니어’가 아니다. 

김난도 교수는 오팔세대를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옛사람들(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로 풀었다. 1958년생 개띠를 뜻하는 58세대를 확장하고 의미를 부여했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중반의 나이인 이들은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일 뿐만 아니라 고속 성장의 주역이다. 일각의 5060 세대들이 왕성한 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시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활발한 여가 생활을 즐긴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구매한다. 유통가의 주목이 자연스럽다.

유통업계에서 밀레니얼 세대(1980~ 1995년 출생자)과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에 이어 50~60대, 일명 ‘오팔세대’가 올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오팔세대는 신중년으로 불린다. 통상 어깨에 무거운 사회적 짐을 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과거 ‘중년’과의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현재의 오팔세대는 젊을 때부터 쌓은 경제력이 있고, 경제성장 하에서 받아들인 문화적 향유를 바탕으로 경제활동과 여가생활을 누리는 이들을 지칭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카카오톡과 유튜브로 소통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세대이다. 시니어와 웹서핑을 합친 이른바 ‘실버서퍼’로 불리는 이들이다.

온라인이 국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년, 오팔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각되는 배경이다. 오팔세대들의 온라인 이용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G닷컴이 2016년 1월부터 2091년 10월까지 연령대별 주문 건수를 분석한 결과가 있다. 이를 보면 50대 이상의 주문 비중이 매년 2~4%씩 늘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15%, 매출액은 20%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조사에서 20대의 주문 비중은 9%, 매출액은 7%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 소비주체로서의 신중년을 다시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들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유일하게 성장 중인 편의점의 이용도 적지 않다. GS25가 조사해서 최근 밝힌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월~10월까지의 10개월간 도시락 매출 중 40대 이상 소비자 비중이 37%에 달했다. 아울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를 보면 2012년 27조4000억원이었던 고령화 친화 산업 시장 규모는 2015년 39조3000억원, 2020년에는 72조8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유통업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올해는 5060 세대가 소비지형도를 주름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이다. 김난도 교수는 “오팔세대는 모바일 쇼핑 등에도 점점 익숙해지면서 트렌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보다 자산 규모가 커 잠재적인 소비력도 높은 편이다. 충성 고객 확보가 절실한 유통업계가 오팔 세대를 향해 두 팔을 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라고 정리했다.

공들이는 유통가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통사들은 오팔세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한 유통업계 홍보대행사는 5060세대를 겨냥한 설 선물을 특집 자료로 내놓았다. 설을 앞두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선물을 고민한다면 오팔세대를 위한 맞춤 선물을 눈여겨보자고 리드를 달았다. 자료를 보면 오팔세대는 활동적인 삶을 추구하지만 나이가 들면 연골이 마모되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관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솔가는 2020 설 선물 기획전을 통해 관절 엠에스엠 2000 제품을 35%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등 가격 부담도 덜었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에 탄력을 잃기 시작하는 오팔세대에게 뷰티 디바이스를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LG 프라엘 더마 LED 넥케어’는 LG 프라엘만의 강력한 LED 광파워 ‘코어라이트’가 목 부위 피부 탄력 개선과 수분 충전을 도와주는 목전용 LED 마스크다. 착용시 사용자의 목둘레에 딱 맞게 사이즈 조절이 가능해 빈틈없이 관리할 수 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피부 상태에 대한 설문 조사에 참여하면 제품 안쪽에 탑재된 피부 톤 측정 센서를 통해 맞춤 케어모드도 추천받을 수 있다. 콜라겐은 30대부터 매년 1%씩 감소해 피부 노화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오팔세대에게는 지속적인 콜라겐 섭취가 중요하다. 뉴트리 ‘에버콜라겐’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2중 기능성을 인증 받은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가 주원료인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육류나 과일 등이 주를 이루던 식상한 설 선물 대신 오팔세대인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취향을 저격하는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보석, 오팔은 ‘활력소’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한 인터뷰에서 “오팔세대는 무엇보다 이들이 뽐내는 다채로운 매력이 모든 색을 담고 있는 오팔 보석의 색을 닮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전 연구위원은 “인터넷과 신기술을 젊은이들만큼이나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하는 대한민국의 5060 신중년들이 정체된 대한민국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음료업계는 ‘건강’을 화두로 잡고 이 같은 흐름에 호응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오팔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술의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 음료부터 영양음료, 건강간식 등 웰에이징(Well Aging) 실현을 돕는 다양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알코올이 없는 무알코올 음료는 취하지 않고 맥주의 시원함과 청량감을 즐길 수 있어 건강을 위해 금주나 절주를 계획하는 중장년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국내 최초 무알코올 음료 ‘하이트제로0.00’을 판매하고 있다. 차별화된 제조공정을 통해 알코올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하이트진로의 드라이 밀링 공법으로 부드러움 거품과 깔끔한 목 넘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355mL 한 캔 칼로리가 일반 탄산음료의 절반 수준인 60kcal이기 때문에 칼로리 부담 없이 가볍게 마시기에도 좋다.

중장년층의 신체 활력과 건강 증진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강화한 맞춤형 식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한국통합의학회 근감소증연구회와 공동 설계한 프리미엄 영양브랜드 ‘하루근력’을 선보였다. ‘하루근력’은 근육을 구성하는 필수 아미노산 로이신이 배합된 사코밸런스 복합물과 고함량의 칼슘, 비타민 등이 함유된 중장년 전용 우유제품이다. 근육 형성에 필요한 성분 외 부족하기 쉬운 하루 영양분까지 챙겼다. 유당 분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유당 비중을 낮추고 맛도 고소하게 설계했다.

정식품도 시니어에게 필요한 영양을 과학적으로 설계한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를 선보이고 있다.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는 단백질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을 보강하고 뼈 건강에 좋은 칼슘과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를 강화한 정식품의 대표적인 타깃 맞춤형 제품이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를 겨냥한 결과, 출시 2년 만인 지난 3월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8년 웰에이징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셀렉스’를 론칭하고 성인영양식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기존에 선보였던 음료, 프로틴바, 분말 형태 제품에 이어 분말 타입의 개별 포장한 건강기능식품 ‘매일 코어 프로틴 스틱’을 추가 출시했다. 성인용 영양식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중장년을 비롯한 성인들이 유청단백질을 포함한 동식물성 3대 핵심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 등과 같은 주요 영양성분을 보다 간편하게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기 쉬운 중장년층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통곡물 간식도 출시됐다. 농심켈로그는 최근 5가지 곡물을 자연 원물 그대로 구워낸 ‘알알이 구운 통곡물‘을 선보였다. 신제품은 상대적으로 시리얼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시리얼을 친숙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현미, 보리, 흑미, 수수, 렌틸콩 등의 곡물을 가마솥 밥을 짓듯 8시간 이상 불리고 찌고, 굽는 섬세하고도 최소한의 과정을 거쳐 속겨에 들어 있는 자연 그대로 영양과 바삭한 식감을 고스란히 살렸다. 따뜻한 차와 함께 구수한 맛을 즐기거나 있는 그대로 영양 간식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인터넷·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구매력까지 갖춘 오팔세대가 정체된 소비시장에 활력을 넣어줄 것”이라며 “앞으로 이들을 겨냥한 신제품이 속속 출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팔 세대를 향해 가장 열정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곳은 이들을 핵심 고객층으로 둔 장수 브랜드다. 특히 패션그룹 세정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웰메이드(WELLMADE)’는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의 론칭 45주년을 맞아 오팔 세대의 취향에 맞게 상품 구성에서부터 광고 활동까지 모두 바꿨다.

최신 유행에 민감하면서 젊은 시절의 향수에도 푹 빠져버리는 이들을 겨냥해 ‘제2의 전성기’를 찾아주는 변신 프로그램 ‘마이 헤이데이’를 기획했다. 헤이데이는 전성기를 뜻하는 영단어로 인디안의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에게 스타일 화보 촬영 기회를 제공해 젊은 시절의 전성기로 되돌아가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했다.

세정 측은 “바쁜 일상 속 잊고 있었던 시니어들의 젊은 시절 전성기를 다시 떠올리고 제2의 전성기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단순하게 스타일 변화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시니어의 인생 스토리를 조명하고 이들의 인생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여전한 책임감 ‘58세대’

다시 짚고 넘어가자. 오팔은 애초 보석의 이름이다. 10월의 탄생석이다. 다음 백과사전을 보면 희망과 청순, 신과 사람의 사랑을 상징하는 보석이다. 대개 투명하며 무지개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유색효과가 있는 것만을 보석으로 친다. 내부의 색이 구름처럼 떠다닌다 해서 유색효과를 ‘색의 유희(Play of Color)’라 부르기도 한다.

고대부터 오팔은 신비로운 힘을 가진 보석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됐다. 로마에서는 오팔을 힘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리스에서는 미래를 예지할 수 있는 보석으로 생각했다. 바빌로니아에서는 오팔이 빛과 물을 지키는 부적으로 사용됐다. 고대 사람들은 오팔을 몸에 지니면 모든 병을 물리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 오팔이 상상력이나 직감과 같은 영적인 힘을 키워준다고 생각했다.

다양하다는 의미다. 오팔의 영역이 그렇다. 유통가가 환호하는 오팔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유통가의 58세대는 활기차게 살아가는 중장년 세대를 뜻한다. 중장년은 점점 더 건강하고 활기차지지만, 은퇴 시기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은퇴 이후 재취업 정책이 신중년으로 불리는 50대에게도 필요한 상황이다. 재취업이 활발해지지 않는다면 ‘오팔’의 의미는 퇴색된다.

상상우리 신철호 대표는 중장년 재취업 전문 기관에서 일한다. 신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상상우리는 퇴직자분들 대상으로 교육이나 재취업을 연결하는 그러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창업할 당시 7~8년 전만 해도 60세 되시는 분들이 저희 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40대 중후반, 중후반 이후의 분들도 많이 참여를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60세 전후의 분들이 퇴직자라는 그런 인식이 이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며 “교육생들의 평균 나이는 50대 초중반 정도로, 이들은 여전히 자기가 책임져야 할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스스로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아직 다 장성하지 않았을 수가 있고 또 업무적인 능력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나 아까운 나이라는 의미다. 이들이 은퇴나 구직이라는 상황에 처해있다면 사회적으로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령대 인구 비중에서 50대가 세대별 인구 중에 가장 많다. 지난해 말 기준 868만여명이다. 비중을 보면 1998년만 해도 50대 비중이 9.2%였는데 지금은 16.7%로 전 연령대 중의 가장 많은 세대로 등극을 했다. 그런데 이들이 점점 더 많이 은퇴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자녀들이 대학생이거나 아니면 이제 경제 활동을 막 시작했을 경우가 많이 있다. 아울러 이들이 오랫동안 경제 활동을 하지 않게 되면 자존감이 낮아진다거나 가족 관계가 좀 불편해지는 문제들도 발생할 수 있다. 이들의 은퇴가 비단 경제 문제만은 아닌 더 심각한 문제로 보는 이유다.

심 대표는 “예전에는 중장년분들이 퇴직하게 된다면 관계된 회사에 재취업을 한다거나 프랜차이즈를 한다거나 아니면 일자리 없이 그냥 등산을 한다거나 그 정도였다”면서 “다양한 일자리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하지 않았던 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사회적 경제 기업이라든지 청년 스타트업하면, 보통 스타트업하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이제 창업도 하고 또 분위기 자체도 좀 젊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분위기일 것 같은데, 거기서 50대들을 필요로 한다.

심 대표는 “보통 이제 청년 기업들 경우에는 아이디어가 좋고 또 열정이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그 기업들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그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50대 초반의 분들이 그러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회사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 그런 분들의 일자리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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