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행동은 의사결정의 결과이다. 따라서 의사결정이 잘못되면 행동이 잘못되고, 결국 행동의 결과도 좋지 않게 된다. 따라서 의사결정은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다. 개인이나 기업의 경우에는 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종종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경우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범하는 오류보다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의 심리상태에 부적절한 의사결정의 책임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빠지기 쉬운 여러 가지의 심리적 함정과 이러한 함정의 원인 및 그 형태, 그리고 리더가 그러한 함정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선의 방책은 함정의 존재를 인식하고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만일 리더가 그러한 함정과 그 다양한 형태에 익숙해진다면 보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파트너들이 제안하는 대안이나 정보를 올바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서는 증거 찾기 함정에 대해서만 논의하려 한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인지자산의 한계로,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지 않는다고 한다. 이른바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을 통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것이다. 이를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 한다. 시끌벅적한 칵테일파티 장에서도 자기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말은 잘 알아듣는 현상에 빗대어 하는 말이다.

칵테일파티 효과는 개인의 편견이나 독선을 키울 수도 있다. 나아가서는 중대한 판단착오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듣고 싶은 말만 듣기 때문에 자신의 아집은 더욱 공고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많으면 조직이나 사회는 소통이 힘들어지고 갈등과 대립이 격화된다. 리더의 경우 칵테일파티 효과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자신에게 쓴 소리하는 사람의 말은 잘 들리지 않고, 달콤한 말을 하는 사람의 말은 잘 들린다. 이렇게 되면 리더 주변엔 아첨꾼들만 득시글거리고 진짜 충신은 사라져버린다. 리더가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귀에 솔깃한 정보만을 수용한다면 커다란 판단착오를 범할 수 있다.

칵테일파티 효과는 증거 찾기 함정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증거 찾기 함정에 빠지면 의사결정의 오류를 초래하게 된다. ‘증거 찾기 함정(confirming evidence trap)’이란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이미 자신이 좋아하는 대안을 선택해 놓고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정보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자신의 생각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해버리는 경향을 말한다.

증거 찾기 함정에 빠져 있는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지지해줄 만한 사람의 의견을 청취하려 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시켜 줄 수 있는 정보만을 찾으려 한다. 이와 같이 어떤 정보원(情報源)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수집한 정보를 해석하는 방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자신의 견해에 부합하는 정보는 아주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자신의 견해에 배치되는 정보는 그 신빙성과 가치를 고의적으로 평가절하 해버리는 것이다. 그 결과 매우 부적절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올바른 의사결정이 조직의 운명을 좌우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의 근본적인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 첫 번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무의식적으로 결정한 후에 그것을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려는 인간의 성향이다. 두 번째는 좋아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끌리는 인간의 성향이다. 이러한 성향은 어린 아이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잠재적인 지각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정보에 이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증거 찾기 함정에 빠져 부적절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려면 어찌 해야 하는가?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첫째,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 아니면 반대를 위한 반대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반문해 볼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이 대안(代案)을 선택해야만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 ‘이 대안보다 우월한 다른 대안은 없는가?’, ‘이 대안을 선택하려 하는 것은 단지 내가 좋아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가?’, ‘반대자의 논리에는 타당한 점이 없는가?’ 이런 자문(自問)에 객관적인 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둘째, 정보수집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한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수집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자기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찾고 있는 것인가?

셋째, 조언하고자 하는 사람이 항상 당신의 관점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사람에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 예스맨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 예스맨들과 맹목적인 충성파들은 항상 보스의 의견을 지지함으로, 그들의 의견은 올바른 대안을 선택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의견만을 청취하면 무모한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네트워크마케팅의 리더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조언이다. 올바른 의사결정이 나와 조직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증거 찾기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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