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이코노미>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내놓은 진단은 ‘지연된 밀레니얼 이코노미(delayed millennial economy)’였다. 이전 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채 끌고 온 여러 구조적 문제들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가 주체적인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는, 즉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뜻이다. 아무도 ‘그래서 다음 성장 동력이 무엇인가’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시대, 결국 이 모든 사태의 파장은 고스란히 밀레니얼 세대에게 몰아친다.

-본문 중에서

한국 경제는 최근 대외적 환경의 급변뿐만 아니라 대내적 체질의 다채로운 변화를 겪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58년생을 대표로 하는 ‘58년 개띠’ 베이비붐 세대의 선두주자가 은퇴 연령에 도달한 데다, IT 혁명의 수혜를 입은 새로운 세대, 즉 밀레니얼 세대가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들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소비 구매력의 관점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어가는 세대다. 이렇게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생산, 투자, 고용의 주축이 되는 경제구조를 ‘밀레니얼 이코노미’라 부른다. 당연히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88년 용띠’를 대표로 하는 이 세대의 시장 진입은 물론, 소비, 투자, 고용 부문에서의 활약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오히려 언론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탄생했다’라는 자조 섞인 분석을 내놓을 정도다. 분명 이 세대는 우리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풍족하게 자라난 세대인데 취업은 어렵고, 소득이 낮으니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 없다.

<밀레니얼 이코노미>의 저자들은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지연된 밀레니얼 이코노미(delayed millennial economy)’라고 진단했다. 이전 세대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끌고 온 여러 구조적 문제들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가 주체적인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는,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경제 상태라는 의미다.

실제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58년 개띠’를 필두로 한 베이비붐 세대는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의 ‘크레바스(틈새)’를 돌파하기 위해 정년연장을 요구해왔고 실제로 시행이 임박했다.

문제는 밀레니얼 세대다. 우선 ‘원하는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학 졸업자는 늘었는데 대기업을 비롯한 ‘인기 있는’ 공채 규모가 줄고, 특히 대학 전공별 ‘일자리 미스매치’가 화두로 떠올랐다. 공학 전공 졸업자에 대한 기업 측 초과수요와 인문학 전공 졸업자들의 초과공급 문제다. 여기에는 4차 산업혁명과 숙련편향적 기술 진보라는 ‘기술 충격’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2020년을 기점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이전 세대와는 다른 소비, 투자, 일자리,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두 저자는 이야기 한다.

그래서 <밀레니얼 이코노미>에는 국내외 다양한 데이터들을 근거로 한 앞으로의 부동산 예측, 공유경제와 스타트업 열풍, 달러에서 비트코인까지의 대안 투자처, 정년연장 논의와 국민연금 고갈 이슈에 이르는 다채로운 주제들에 대한 설전이 담겨있다. 이 책이 독자 곁에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미래를 대비하게 해줄 작은 등불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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