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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

기사승인 2020.05.08  18: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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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의 권위자인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심리학교수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 박사는 무엇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를 알 수 있는 실험을 실시하였다.

앨버트 반두라 교수는 대학에서 일련의 ‘집단문제 해결’에 관한 실험을 한다고 공지하고 지원자를 선발해 그들을 3명씩 한 팀을 이루도록 했다. 그런 다음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지시를 전달했다. “이 실험의 목적은 문제해결능력 향성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맞은 편 방에는 다른 대학생들로 구성된 팀이 있다. 그들에게 문제해결을 위한 과제가 주어지게 되는데, 그들이 잘못을 할 때마다 벌을 주도록 해야 한다. 너희들은 그들의 잘못에 대해 전기충격을 가해주면 된다. 1부터 10까지 버튼들이 있으니 원하는 만큼 누르면 된다.”

다시 말하면 자원해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한테 맞은 편 방에 있는 사람이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충격을 주라는 것이었다. 버튼은 1부터 10까지 있는데, 숫자가 클수록 전기강도가 높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맞은 편 방에 있는 사람들은 깜짝 놀라는 소리를 내거나 심지어는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버튼을 누르는 실험 참가자들은 어느 정도의 전기강도(징벌, 체벌)가 사람의 학습에 가장 도움이 되는 수준일까를 생각하면서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그런데 사실 맞은 편 방에는 전기충격을 당하는 사람이 없었다. 연구원이 사전에 약속된 시나리오대로 그냥 소리를 지를 뿐이었다. 앨버트 반두라 교수가 실시한 이 실험의 진짜 목적은 연구원들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했을 때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험참가자들이 있는 곳의 옆방에서는 연구원들이 조용히 속삭였다. 연구원들은 실험참가자들이 듣지 못하도록 조용히 말하는 척 연기를 하지만 사실은 듣도록 하는 말이었다.

사실 연구원들의 말은 옆방에서도 들렸다. 먼저 한 실험 팀에 대해서는 ‘맞은 편 방에 있는 놈들은 야만적이고 짐승 같은 놈들’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다른 한 팀에 대해서는 ‘꽤 괜찮은 사람들’이라고 이야기를 했으며, 제3의 팀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실험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한 팀은 평균 5 정도를 눌렀다. 짐승 같은 놈들이라는 욕을 먹은 팀은 8을 눌렀고, 꽤 괜찮은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팀은 2-3을 눌렀다. 실험이 끝난 다음 8을 누른 팀에게 왜 그렇게 강한 충격을 가했는지를 물었다. 그들은 “왠지 벌을 주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좋은 가르침을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책임감이 들었다”는 대답을 했다.

모든 일탈행동 뒤에는 분명한 환경적 요인이 있다

앨버트 반두라의 실험결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한나 아렌트(Hannh Arendt)가 말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다. 실험에 참가한 세 팀은 모두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다. 어느 팀도 특별히 사악한 사람들로 구성되지 않았다. 그런데 단순한 말 몇 마디를 듣고 행동은 전혀 달라졌다.

‘기분 좋은’ 말을 들은 팀은 겨우 2-3 정도의 전기충격을 주었는데 비해 ‘기분 나쁜’ 말을 들은 팀은 무려 4배가 강한 8을 눌렀다는 것이다. 또 어떤 말도 듣지 못한 팀은 그 중간인 5 정도를 눌렀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먼저 사람은 처음부터 악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처한 상황이 악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좋은 환경, 쾌적한 환경, 기분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은 이성적인 행동을 할 개연성이 높고, 이와 반대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은 일탈(逸脫)된 행동을 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의 행동을 인성(personality)에서 찾으려 하면 행동개선을 위한 답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즉 어떤 일탈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애당초 ‘인성이 글러 먹어서’ 그런 행동을 한다고 낙인찍어 버리면 개선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긍정적인 말의 위력은 엄청나다는 점이다. 면전에서 대놓고 한 말도 아니고 단지 옆방에서 속삭이는 말만을 듣고도 어떤 말을 들었느냐에 따라 행동은 180도로 달랐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과 어린이들 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그리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어떤 언행을 해야 하는지를 반두라 박사의 실험은 잘 보여준다. 모든 일탈행동 뒤에는 분명 어떤 환경적 요인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의 말 한마디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모든 조직의 상급자들은 시스템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말 한마디는 팔로워들의 행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이성연 경제학 박사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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