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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마케팅과 ‘나-너’의 관계

기사승인 2020.06.30  1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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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에 네트워크마케팅이라는 유통산업이 대한민국에 들어왔으니, 이제 어느덧 30여년이 되었다. 그 동안 정부에서 토종기업을 정책적으로 키우려하기도 했고, 수많은 토종 기업들이 불꽃처럼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30여년이 가깝도록 국내시장을 여전히 외국기업에 잠식당하고 있고, 토종기업들은 불꽃처럼 일어났다가 재처럼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해진 경우가 많다.

이런 와중에 1998년 애터미라는 네트워크마케팅 기업이 창업되었다. 지난 10여년 동안 애터미는 부침(浮沈)하지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 애터미의 이런 성장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관계설정에 있다.

20세기 최고의 유대인 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추앙받고 있는 마르틴 부버(Martin Buber)는 상호관계를 <나와 너>의 관계와 <나와 그것>로 나누었다. 부버에 따르면 <나와 너>의 관계는 인간화된 관계이고 대화가 가능한 관계이다. 그러나 <나와 그것>의 관계는 비인간화된 관계이고 대화가 단절된 관계, 곧 독백만이 가능한 관계이다. <나와 너>의 관계가 상대방을 나와 같은 감정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으로 인정하는 관계라면, <나와 그것>의 관계는 상대방을 감정과 목표가 없는 무생물로 취급하는 관계이다.

칸트의 개념을 빌리면 <나와 너>의 관계는 인간을 ‘목적’으로 생각하는 관계이고 <나와 그것>의 관계는 상대를 내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관계이다.

애터미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나-너’의 관계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창업자의 경영철학이 ‘나-너’의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고, 로열 클럽 및 리더스클럽 등 상위 직급자들 중 ‘나-너’의 인격적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애터미의 사훈 첫머리에 나오는 ‘영혼을 소중히 여기며’라는 말과 애터미 문화의 3대 정신인 ‘원칙중심의 문화, 동반성장의 문화, 나눔의 문화’에 잘 나타나 있다. 물론 이런 가운데서도 ‘나-그것’의 관계를 고수하면서 애터미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로 인해 피해를 보건말건 내 이익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들이 소수이기 때문에 조직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

‘나-너’의 인격적 관계 바탕돼야

그런데 ‘나-너’의 관계가 언제까지나 그렇게 유지되는 건 아니다. 부버가 지적한 것처럼 언제든지 ‘나-그것’의 관계로 전환될 개연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나-그것’의 관계로 전환되는 순간 인간적 관계는 비인간적 관계로 전환되고, 상호협력이 아니라 ‘뺏고 빼앗기는’ 투쟁의 관계로 변모한다. 만일 어느 한쪽이 상대를 ‘나-그것’의 관계로 보고 상대방을 내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반드시 상대방도 그런 관계를 설정하게 된다. 상대방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상호관계는 ‘그것-그것’의 관계가 되고 만다. 즉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아니라 <사물 대 사물>의 관계로 변질된다. 만일 당초 의도했던 대로 <인간 대 사물>의 관계로만 남아준다면 일방적 수탈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물 대 사물>의 관계로 변전되면 토머스 홉스가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고, 제로섬 게임을 넘어 마이너스섬 게임이 벌어지는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이때 기업생태계가 입는 손실은 어마어마하며, 기업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지금까지 네트워크마케팅이 사회적 지탄을 받아오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회사의 경영자에서부터 고위직급 사업자들에 이르기까지 상대와의 관계를 ‘나-그것’의 관계로 설정하고, 상대를 나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고만 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들의 마음속에 비인간화의 정도가 매우 심하게 자리 잡은 것이다.

이들은 고객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파트너들과의 관계도 ‘나-그것’으로 설정하고 많은 돈을 단시간에 벌 수 있다고 꼬여 수탈과 착취를 일삼았다. 즉 파트너들과의 동반성장이 아니라 그들을 자신의 돈벌이를 위한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파트너들과 고객들을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 본 것이 아니라 착취해도 좋은 ‘사물’로만 본 것이다. 결국 그 생태계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네트워크마케팅 산업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으면서 고용창출 및 소득창출과 더불어 국민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한 기본조건이 바로 관계설정에 있다. 회사-협력업체, 회사-사업자, 회사-고객, 사업자-고객, 스폰서-파트너, 가족라인-형제라인의 관계가 반드시 ‘나-너’의 관계가 되어야만 한다. ‘나-그것’의 관계로 되면 네트워크마케팅 산업은 사회적 신뢰를 얻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성연 경제학 박사 nexteconomy@nexteconomy.co.kr

<저작권자 © 넥스트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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