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커머스, 드라마·예능 보며 제품 구매하는 형태로 진화

‘드라마커머스(drama commerce)’가 새로운 홍보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능이나 드라마 등에 간접광고(PPL) 하는 방식을 넘어 직접 제품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 이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늘어난 영상 콘텐츠 수요에 맞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체들은 기존 콘텐츠에 유명 연예인이나 인기 유튜버·인플루언서 등과의 협업으로 예능요소를 추가하거나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에 재미를 배가시키는 데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재미는 ‘기본’, 쇼핑은 ‘덤’

유통가에 ‘드라마커머스’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을 통해 재밌는 드라마 등 콘텐츠를 즐기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구매 페이지로 이동해 쇼핑을 할 수 있게 된 것. 이는 기존의 라이브커머스나 PPL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쇼핑’과 ‘콘텐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네이버는 최근 예능과 라이브커머스를 결합한 ‘예능형 쇼핑라이브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이며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톡톡 튀는 매력과 순발력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리코’를 호스트로 한 ‘리코의 도전’은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다양한 주제로 쇼핑 미션을 수행하는 예능형 콘텐츠다. 이를 통해 기존의 라이브 커머스가 진행되는 방식을 벗어나 색다른 장소와 상황에서 도전 과제에 나서며 시청자들에게 언택트 쇼핑의 묘미를 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쇼호스트 발굴 콘셉트의 오디션 라이브 ‘뭐든지 베스트 셀러’와 콴에프앤씨와 함께 기획한 ‘베투맨(BET2MEN)’을 차례로 공개하는 등 독특한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이끄는 송재훈 리더는 “현장감과 실시간 소통을 최대한 살린 콘텐츠로, 다양한 주제와 미션에 도전해 이용자들의 언택트 쇼핑에 생동감을 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흥미로운 소재와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여 쇼핑라이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CU는 카카오M이 기획, 제작하는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찐경규’와 손잡고 편의점 야간 근무를 하는 이경규의 모습을 담은 ‘앵그리 편의점’ 편을 선보였다.

‘찐경규’는 예능 40년차 이경규가 TV에서 디지털로 영역 확장에 나서며 펼치는 파란만장한 디지털 예능 도전기로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경규 본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찐경규 앵그리 편의점 편은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편의점 알바생들이 직접 겪은 황당한 에피소드들을 재구성한 내용을 담았다. 밥솥을 고쳐달라는 고객, 계산도 하기 전에 상품을 먹는 고객, 폐기 상품을 다짜고짜 요구하는 고객 등 소위 별별 민폐 손님들을 만나 당황해 하는 이경규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고 이를 또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휴머니즘을 전했다.

또한 이경규는 모르모트PD와 함께 야식으로 복돼지면을 먹으며 자신의 편스토랑 우승 상품을 셀프 홍보했다. 상품 구성과 조리과정, 맛 평가 등을 보이며 상품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섬은 패션업계 최초로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를 제작해 선보였다. CJ ENM과 공동·기획 제작한 ‘핸드메이드 러브’는 천상(天上)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인간 세상에서 맞춤 양복점을 운영하면서 옷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한다는 설정의 로맨스 판타지다. 해당 드라마는 올 1월까지 한섬의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서 방영된다.

이와 관련해 한섬 관계자는 “한섬이 웹드라마를 제작해 자체 유튜브 채널에 선보이기로 한 건 재미와 공감을 유발하는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새로운 소비자를 유입시키고, 기존 고객과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도 콘텐츠 제작 회사를 설립·인수하면서 드라마커머스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엔 260억원을 출자해 콘텐츠 회사 마인드마크를 설립하는데 이어 6월에는 드라마 제작사 실크우드 지분 58%를 32억원에 확보했다. 또 9월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과 유튜브 프리미엄 드라마 ‘탑매니지먼트’를 배급·유통한 스튜디오329의 지분 55%를 45억원에 취득했다.

외주를 통해 SNS 채널에 쓰일 콘텐츠를 제작해 왔던 신세계의 이 같은 행보에 업계에서는 유통업계 콘텐츠를 활용한 판매 접점이 커지자 직접 운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잇달아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선보이는 이유는 과거 TV라는 기성 매체를 통한 상품 광고보다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은 TV보다 모바일 콘텐츠를 더 선호하는 만큼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플랫폼과 손잡고 MZ세대가 선호하는 짧은 호흡과 속도감 있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콘텐츠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에 이어 대기업까지 관련 사업에 뛰어들면서 콘텐츠 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