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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기사승인 2021.10.06  1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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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먹을 것이 부족한 산에서 사는 산나귀 한 마리가 있었다. 산나귀는 거칠고 험한 산속에서 자기 혼자 먹을 것, 잠잘 곳을 해결해야 하고, 눈비가 오면 온통 맞아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산나귀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내려갔다가 집나귀를 보게 되었다. 그 집나귀는 주인이 만들어준 마구간에서 주인이 가져다준 맛있는 먹이를 먹고 있었다. 마구간에는 푹신한 풀이 깔려 있고 눈비를 걱정할 염려가 전혀 없었다. 산나귀는 산으로 올라와서 초라한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갯길에서 짐을 잔뜩 실은 수레를 힘겹게 끌고 올라오는 나귀를 만났는데, 바로 며칠 전 마을에서 보았던 그 나귀였다. 산나귀를 본 집나귀가 인사를 하기 위해 잠시 멈추자 주인은 막대기로 집나귀의 등을 후려갈겼다. 매를 맞은 집나귀는 아무 말도 못하고 무거운 수레를 끌고 올라갔다.

이를 본 산나귀는 중얼거렸다. “참으로 가엾은 일이로군! 아무리 좋은 집에 살면서 좋은 음식을 먹는다 하더라도 저런 괴로움을 당하는 거라면 차라리 산에서 자유롭게 사는 게 낫지! 괜히 부러워했네!”

세상에 공짜는 없다(Nothing is free in life).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사무엘슨Paul A. Samuelson) 교수가 늘 언급한 바와 같이 세상에 공짜 점심(free lunch)은 없다. 정부의 복지정책도 공짜로 되는 게 아니며 반드시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어야 한다. 다이어트도 공짜로 되는 게 아니다.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식욕을 억제하고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이것이 귀찮다고 외과적인 방법을 취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나타난다. 어떤 가치 있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 가치에 상응하는 비용을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게 경제법칙이고 자연법칙이다.

우리의 삶의 과정은 선택의 연속이다. 장·단기적 안목으로도 선택을 하고 순간적 행동을 위해서도 선택을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대학을 갈 것인가? 취업을 한다면 어디서 무엇을 하는 직장에 취업을 할 것인가? 대학을 간다면 어떤 대학 무슨 학과에 진학할 것인가? 오늘은 몇 시에 일어나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날 것인가? 점심은 어디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 연인과 데이트를 할 것인가 아니면 기말시험공부를 할 것인가? 이와 같이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선택은 계속된다.

삶의 과정 자체가 선택의 연속이라면 경제활동은 말할 것도 없이 선택활동이다. 모든 경제가 직면하는 3대 문제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누구를 위하여 생산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모두 선택에 관한 문제이다. 따라서 경제학을 ‘선택에 관한 학문’이라고도 한다.

그러면 왜 이런 선택문제가 따르는가? 근본적인 이유는 ‘자원의 희소성’ 때문이다. 여기서 자원의 희소성(稀少性)이란 자원의 절대적 양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욕망에 비하여 희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여기서 자원은 눈에 보이는 유형적 자원뿐만 아니라 시간, 생명, 감정 등과 같은 무형적 자원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인간의 생이 80년이라면, 하루살이의 입장에서는 무한대일지 모르나 인간의 욕망에 비하면 짧다. 즉 80년이라는 시간은 인간의 욕망에 비하여 희소한 자원이다. 따라서 인간은 희소한 시간을 아무렇게나 사용하지 않고 가장 값지게 사용하기 위하여 선택행위를 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의 수명이 영원하다면 선택행위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지금 못하면 다음에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은 이런 낭비를 허용하지 않는다.

선택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그런데 선택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하나를 선택하면 반드시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오늘 오후에 연인과 데이트를 하기로 선택했다면 도서관에서 시험공부 하는 일은 포기해야 한다. 이때 데이트하면서 얻는 즐거움은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시험공부로 더 얻을 수 있는 점수를 희생한 대가이다. 오늘 골프를 칠 것인가 등산을 할 것인가를 망설이다가 골프를 치기로 선택했다면 등산을 즐길 기회는 포기해야만 한다. 현제 인간의 처지로는 골프도 치면서 동시에 등산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인간의 선택행위에 따른 희생을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이라 한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자원을 차선의 용도에 사용하지 못함으로써 상실한, 즉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편익(benefit)을 말한다. 경제행위는 선택행위이다. 그런데 선택은 반드시 희생을 전제로 한다. 즉 어떤 자원을 한 용도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자원을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

집나귀처럼 주인이 주는 맛있는 먹이를 먹고, 마구간에서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심한 노동’이라는 대가를 반드시 지불해야 하듯이, 인간의 삶도 끊임없는 기회비용의 지불과 그 대가로 얻어지는 편익, 즉 어떤 가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성공’이라는 가치 있는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그 대가, 곧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우아하게 성공하는 방법은 없다.

이성연 경제학 박사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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