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는 누구든지 만나 제품과 사업의 기회를 전달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하루에 지방을 2~3군데 다니기도 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회원을 만들려고 애를 썼어요. 덕분에 직급도 달성하고 소득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나 만나는 것이 헛수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최소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나 생활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나을 것 같아요. 제 생각이 맞지요, 원장님?”

서울 강남에서 10년간 골프샵을 운영하다 단골 고객으로부터 네트워크마케팅을 소개받고 비전을 느껴 골프샵을 정리한 후 전업으로 뛰어 2년 만에 중간리더가 된 민영호씨. 샵을 운영할 때의 불규칙한 소득보다 안정적인 수입이 만들어지자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어느 날 필자가 초대된 식사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그는 이러한 질문을 필자에게 던졌다.

“민사장님, 네트워크마케팅의 미래는 현재 구성되고 있는 조직의 구성원을 보면 예측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민사장님의 생각대로 능력 있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로만 조직이 구성된다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성공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조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구성되어야 견고하고 오래갈 수 있습니다.”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잊는다면

네트워크마케팅에 갓 입문한 초보 네트워커에게는 선배 네트워커들이 말하는 모든 내용들이 비전이고 감동이다. 제품의 효능, 효과에 대한 체험사례들은 신비로움의 극치이다. 그 덕분에 매일 흥분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세상과는 완전히 딴판인 다른 세상에 들어선 기분이다.

그런 세상에서 익숙한 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 네트워커들의 여유 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면 빨리 승급해서 그들처럼 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이다. 그리고 그것을 더욱 부추기는 스폰서를 만나면 앞뒤 안 가리고 달리게 된다. 불가능하게 느껴지던 높은 승급 조건도 열정으로 뛰어넘고, 전혀 못할 것 같은 조직 관리도 자꾸 앞장서다보니 파트너들이 잘 따라오는 것 같아 별로 어렵지 않게 되고.

이렇게 미래를 위해 뛰는 과정에서는 사람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만나게 된다.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을 만나 제품을 먹거나 사용하게 하고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게 목적이니. 그러다 리더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다보면 생각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일 잘하는 파트너와 못하는 파트너, 말을 잘 듣는 파트너와 잘 듣지 않는 파트너 등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말을 잘 듣거나 일을 잘 하는 파트너들은 공통적으로 생활의 여유가 있거나 사회 경험이 좀 있어서 함께 일하는 것이 수월한 것 같고, 그렇지 못한 파트너들은 생활 형편이 힘들거나 정보의 가치를 잘 몰라서 함께 일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다보니 그 이후부터 일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즉 생활의 여유가 있는 사람, 능력이 있는 사람들만 찾게 되는 것이다.

당장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능력 있고, 여유 있는 사람들과 일을 하면 빨리 성장하면서 원하는 결과도 빨리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간이 흐르면 이상하게도 조직이 정체가 되면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대로 세월이 흘러가면서 조직은 서서히 무너지거나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린 결과이다.

올챙이들이 조직의 미래다

네트워크마케팅을 오랫동안 했는데도 네트워크마케팅의 본질과 원리를 잘 모르는 네트워커가 많다. 그저 네트워크마케팅도 방문판매 조직이나 일반 영업 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방문판매원이나 세일즈맨은 회사의 특별한 조건에 맞는 사람들만 참여하기에 교육과 훈련을 통해 조직화, 전문화가 잘 되어서 회사에서 정한 목표와 원하는 매출을 올린다. 능력 있는 사람은 남아서 계속 일하고, 그렇지 못하면 낙오한다.그저 회사의 매출에 도움만 주고 떠나는 것이다.

반면 네트워크마케팅은 아무 조건 없이 회원이 되고, 회사의 매출 목표와 상관없이 자신의 꿈만을 이루기 위해 일한다. 그러다보니 조직화, 전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으니 조직 관리도 수월하지 않다. 이러니 성공에 대한 열망이 있는 네트워커는 아무하고나 일하고 싶지 않아서 강력하고 공격적인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 일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사람을 구별한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이다. 자칫 잘못하면 방문판매나 세일즈 조직처럼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트너 중 능력 있고, 말 잘 듣는 사람들이 돋보이는 때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시야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당연히 예전보다 매출과 승급, 소득의 급상승이 이루어지니 현실적으로는 승승장구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조직의 가장 하부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중간에서는 능력의 한계를 버거워하면서 낙오하는 네트워커가 속출하기 시작한다.

결국 올챙이들이 살아갈 자리는 점점 없어지고, 다 커버린 개구리들만 늘어나면서 조직의 미래는 어두워지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조직은 소수의 탁월한 능력자들과 다수의 평범한 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오래간다.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리는 순간 조직의 미래는 없다. 올챙이들이 조직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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