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및 관련 업계 팝업스토어 행사 등 진행

농심 팝업스토어
농심 팝업스토어

최근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4월 기준 온라인 유통 매출 신장률이 3.2%20201월 이후로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펜데믹 발생 이후 매월 10%대 성장률을 보이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로인해, 이커머스로 진출했던 유통업계들 대부분이 발을 빼거나 축소하고 있으며, 오히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커머스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행사 등 체험 공간 열어

마켓컬리는 서울 성동구에 오프라인 체험 공간 오프컬리를 열고 여러모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숲 인근 주택을 개조해 문을 연 오프컬리에서는 상품 판매가 아닌 미식, 문화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시즌별로 주제를 선정, 이에 맞춰 공간을 인테리어하고 관련 상품을 전시한다. 프로그램마다 참가자 모집이 조기 마감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컬리가 위치한 서울숲 인근 식음료 매장과 협업해 탐방 행사를 진행했다. 협업한 매장의 바우처를 구매하고 오프컬리에서 실물 티켓으로 교환해 매장 메뉴를 즐기는 방식이다. 또한, 마켓컬리의 콘텐츠 에피큐어(epicure, 미식가)’구독자의 첫 오프라인 모임도 오프컬리에서 진행한다. 에피큐어는 202112월부터 매월 1개 식재료를 선정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하며 마니아를 모았다.

쿠팡은 여러 브랜드와 오프라인으로 나간다. 쿠팡의 최대 장점인 로켓배송을 활용해 쿠팡 내에서 카테고리별 매출 또는 판매량 상위에 오른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함께 기획하는 형태다. 첫 팝업스토어는 뷰티 브랜드 센카와 진행한 지우는 연구소로 센카 퍼펙트 휩 제품은 올해 1분기 쿠팡에서 클렌징폼 상품 중 가장 많이 팔렸다. 주말 현장 예약은 3시간을 대기할 정도로 방문객이 몰렸다. 이곳에서는 센카의 클렌징폼 5종을 전시, 경험하고 주문은 QR코드를 스캔하면 쿠팡으로 연결돼 특별 가격에 구매하는 형태였다. 쿠팡은 이후에도 주요 브랜드와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유통업체와 색다른 오프라인 협업

티몬 팝업스토어
티몬 팝업스토어

티몬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본사 1층에 장애인 고용 카페 ‘TWUC(티몬위드유카페)’를 열고 파트너와의 오프라인 이벤트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식 이커머스 파트너로 스폰서십을 맺은 ‘FC서울선수단의 팬 미팅을 개최, 참여 티켓이 1분도 되지 않아 마감됐다. 올해 2월에는 해외직구 전문업체 이태리온과 명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행사 기간 중 판매량이 평소 대비 2배 늘었다. 지난달 12일부터는 CJ제일제당과 ‘CJ푸드마켓을 연다. CJ제일제당의 인기 상품을 매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구매는 티몬에서 이뤄지는 옴니채널 행사로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농심과 '신상어택' 팝업스토어를 개최했다. 농심의 신제품인 신라면 더레드와 데이플러스 음료 2,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 콜라젠 젤리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농심의 인기 스낵을 9900원에 무제한 담아갈 수 있는 '스낵 골라담기 게임' 행사도 준비됐다. 게임존에 마련된 박스 안에 농심 새우깡, 바나나킥 등의 인기 스낵과 신제품 스낵들을 3분 안에 원하는 대로 골라 담을 수 있어 호응이 좋았다.

지난달 7일에는 티몬 본사 카페를 오뚜기를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도배가 됐다. 건물 외벽에는 대형 현수막과 포스터가 붙었고, 카페 안에는 오뚜기의 대표 상품들이 진열됐다. 카레, 냉동 만두, 컵라면, 즉석밥 등 인기 제품은 물론 소비자에게 덜 알려진캔 제품이나 잼, 프로틴 등이 카페 정중앙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그 주변으로는 시식(체험) 공간, 이벤트·사진 부스가 자리했다. 독특한 구성에 사람들을 불러 모은 이곳은 오뚜기 팝업스토어이지만, 흥미로운 점은 행사가 열린 장소가 이커머스 업체 티몬의 본사 카페이며 이 팝업스토어를 기획해 오픈한 것도, 계산대 대신 곳곳에 붙은 QR코드가 안내하는 사이트도 티몬이라는 점이다.

체험이 곧 소비...독점 판매권 경쟁도

이커머스 업체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오고 있는 이유는 소비에서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소비자 경험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체험 면에서 한계를 보여왔던 이커머스업체들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바깥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존 온라인 플랫폼에 대면 마케팅을 더한 이른바 옴니채널 전략으로 소비자와 협력 업체를 직접 만나고 있는 것이다.

이커머스 관계자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오프라인에서 팝업스토어와 문화 강좌, 체험형 행사 등을 운영하며 고객 대면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 기간 중 비대면 소비 수혜를 본 이커머스가 엔데믹 영향으로 성장세가 꺾인 데다,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체험형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을 유인하는 데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브랜드사와의 관계 설정 경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얼마나 다양한 브랜드와 판매사를 확보하고, 더 많은 독점과 기획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느냐가 고객 충성도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플랫폼과 공급사 간 협업은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다. 경쟁사 대비 많은 품목과 좋은 혜택을 추구하는 이커머스 입장에선 거래처에게 자신들과 함께하면 다른 업체보다 이익이 된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오프라인과 연계한 마케팅에 더욱 공을 들이는 추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매 거래 상당수가 이커머스화 되고 있지만, 또 한쪽에서는 희소한 오프라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라며 리테일 산업의 업태가 온·오프라인의 명확한 구분보다는 서로가 보완된 옴니 경험을 제공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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